안녕하세요.
현재 임신 12주 차이고, 일란성 쌍둥이를 임신 중인 임산부입니다. 임신 초기부터 감정 기복과 불안이 심해진 상태에서, 미국에서 남편과 둘이 살고 있고 남편과의 갈등이 계속 겹치며 정서적으로 많이 지쳐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 운전 중 위험한 상황이 있었고, 그 순간 너무 놀라서 감정적으로 반응했는데, 남편은 제 불안과 공포에 공감하기보다는 제 말투를 문제 삼으며 “싸가지없다”, “운전하는건 난데 왜 너가 짜증이냐“고 말했습니다. 늘 남편의 태도나 말에 제가 기분이 상하면 그걸 인정하기 보다는 왜 말을 그렇게하냐 짜증을 내냐 내가 일부러 그러냐는 등 공감하기보다는 저를 비난하고 안전에 대한 불안과 함께 배우자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또한 곧 한국에서 진행할 결혼식 관련하여 시부모님의 요구(사회·주례 관련)를 제가 분명히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음에도 여러 차례 반복해서 설득받는 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제 의견보다 남편이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부담이 우선되는 구조라는 생각이 들어 크게 서운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누적된 상태에서 오늘 사건이 겹치며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게 맞는지”라는 생각까지 들게 되었습니다.
한 달 반 뒤 한국으로 가서 출산을 혼자 준비하고 돌아올 예정이라, 그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남편과 함께 지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이 관계를 당장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쳐 있지만, 감정적으로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커플 상담이나 전문가의 중재를 통해 최소한 서로의 감정과 경계를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또한 늘 이런 싸움때마다 차근차근 상황을 나눠서 설명히고 제 입장과 감정을 설명해야하는것에 너무 지치는데 서로에 대해 이해할수 있는 폭이 넓어질수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답 변 ====================
안녕하세요. 인천심리상담 '마음애심리상담센터' 입니다.
낯선 타국에서 일란성 쌍둥이를 품고 12주라는 고단한 시간을 견뎌내고 계신 당신에게, 먼저 깊은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금 겪고 계신 정서적 고통은 단순히 임신 중 예민함 때문이 아니라, 가장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야 할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정당한 불안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특히 운전 중 생명의 위협을 느낀 긴박한 순간에 공감 대신 '말투'와 '태도'를 지적받은 경험은, 마치 벼랑 끝에서 내민 손을 외면당한 것과 같은 깊은 절망감을 주었을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나의 공포보다 자신의 기분을 우선시할 때 느끼는 그 고립감은 신체적인 고통만큼이나 아프게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매 순간 자신의 입장과 감정을 논리적으로 상황을 나누어 설명해야 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극심한 피로감은, 이미 당신의 정서적 에너지가 바닥을 드러냈다는 위험 신호이기도 합니다. 부부 사이의 대화가 '마음의 나눔'이 아닌 '누가 옳은지'를 따지는 대결처럼 변했을 때, 설명은 더 이상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노동이 됩니다. 이제는 남편을 '완벽히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잠시 내려놓으셔도 괜찮습니다. 상대가 내 마음의 깊이를 온전히 헤아리지 못할 때, 그를 교육하려 애쓰기보다는 당신의 남은 에너지를 뱃속의 아이들과 본인의 평온함을 지키는 '정서적 생존'에 우선적으로 할당하시길 권합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의 남은 한 달 반이라는 시간 동안, 커플 상담이나 전문가의 중재를 구하겠다는 결정은 매우 현명하고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남편분처럼 논리나 형식을 중시하는 유형에게는 제3자인 전문가가 임산부의 심리적 상태와 배우자의 정서적 지지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짚어주는 것이, 당신의 백 마디 설명보다 훨씬 더 강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감정적 한계를 명확히 하고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며 지낼 수 있는 '안전 거리'를 확보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시부모님과의 갈등 역시 지금은 당신이 직접 방어하고 설득해야 할 숙제가 아닌, 남편이 오롯이 감당해야 할 영역으로 명확히 넘겨두시길 바랍니다. "지금 내 상태로는 더 이상 이 문제를 논의할 기운이 없으니 당신이 해결해달라"고 단호하게 선을 긋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신은 지금 오로지 자신을 돌보고 안전하게 출산을 준비할 권리만 생각하셔도 충분합니다. 당신의 지친 마음이 잠시나마 쉴 수 있는 정서적 요새를 만드는 일에만 집중하세요. 혼자서 준비해야 할 한국행이 두렵지 않도록, 지금은 당신 자신을 가장 따뜻하게 안아주어야 할 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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