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4살 아들을 둔 엄마 입니다.
대학교 3학년인데 요즘 자퇴를 하겠다고 매일 저를 힘들게 하네요
성격이 예민한 편이고 사회성 또한 부족한 아이 입니다.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하려면 제가 먼저 화가 나서 진지한 대화가 안됩니다.
2~3년 전에 정신 의학과를 1년 정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중학교때 학폭 피해자였던 경험으로)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 답 변 ====================
안녕하세요. 인천심리상담 "마음애심리상담센터" 입니다.
24살 아들을 둔 어머님께서 얼마나 답답하고 걱정이 크실지 느껴집니다. 대학교 3학년이면 이미 어느 정도 진로와 학업의 방향을 고민할 시기인데, 아드님이 매일 자퇴 이야기를 꺼낸다면 어머님 입장에서는 불안하고 화가 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특히 예민한 성향이 있고, 사회성이 부족하며, 과거 학교폭력 피해 경험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경험이 있었다면 단순히 “학교 다니기 싫다”는 문제로만 보기에는 조심스럽습니다.
먼저 중요한 것은 아드님을 바로 설득하려 하기보다, 자퇴를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차분히 확인하는 것입니다. 자퇴라는 말 뒤에는 학업 부담, 대인관계 어려움, 진로 불안, 우울감, 무기력, 과거 학폭 경험으로 인한 상처, 또는 대학 생활에서 느끼는 소외감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그만두겠다”라고 말하지만, 실제 마음속에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신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자퇴하면 안 된다”, “네가 참고 다녀야 한다”, “3학년까지 다녔는데 왜 이제 와서 그러느냐”와 같은 말은 잠시 멈추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말은 부모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조언이지만, 아드님에게는 자신의 고통을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으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대화는 금방 방어와 분노로 흐르게 됩니다.
어머님께서 먼저 화가 나서 진지한 대화가 어렵다고 하셨는데, 이 부분도 매우 중요한 단서입니다. 아드님이 예민한 성향이라면 어머님의 표정, 말투, 한숨, 걱정 섞인 질문에도 쉽게 압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주 앉아 길게 대화하려 하기보다 짧고 부드럽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 말해볼 수 있습니다.
“엄마는 네가 자퇴하겠다고 할 때 너무 걱정돼서 자꾸 화부터 냈던 것 같아. 그런데 네가 왜 그렇게까지 힘든지 엄마가 제대로 듣지 못한 것 같아. 오늘은 엄마가 설득하려고 하지 않고, 네 마음을 먼저 들어보고 싶어.”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핵심은 결론을 먼저 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자퇴를 막아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면 아드님은 대화가 아니라 심문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네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는 태도는 방어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자퇴 여부는 즉시 결정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점검해야 합니다. 감정이 극도로 지친 상태에서 내린 결정은 후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퇴를 하느냐 마느냐”의 이분법으로 몰고 가기보다, 휴학, 상담, 진로검사, 학교 상담센터 이용, 정신건강의학과 재상담 등 여러 선택지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과거 학폭 피해 경험으로 병원을 다닌 적이 있다면, 현재의 자퇴 욕구가 단순한 진로 문제인지, 우울·불안·대인관계 회피와 연결되어 있는지 전문적으로 평가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머님께서는 아드님을 설득하려 하기 전에 먼저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에 초점을 두셔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차분히 해보시면 좋습니다.
“학교에서 제일 힘든 부분이 수업이야, 사람이야, 아니면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거야?”
“자퇴하고 싶다는 생각이 언제부터 강해졌어?”
“학교를 그만두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 아니면 다른 계획이 있어서 그런 거야?”
“혹시 요즘 잠, 식사, 기분, 의욕은 어떤 상태야?”
“엄마가 도와줄 수 있는 방식이 있을까?”
이 질문들은 따지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아드님의 마음을 구조화해서 듣기 위한 질문입니다. 대화 중 아드님이 짜증을 내거나 입을 닫는다면 더 밀어붙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말하기 힘들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엄마는 네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라고 마무리하는 편이 더 안전합니다.
그리고 어머님 혼자 해결하려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자퇴 문제는 학업 문제이면서 동시에 심리적 문제, 진로 문제, 가족 의사소통 문제가 함께 얽혀 있을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아드님에게 “문제가 있어서 상담받자”가 아니라 “자퇴 결정을 더 후회 없이 하기 위해 전문가와 같이 정리해보자”는 방식으로 권유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재방문이나 심리상담센터 상담, 대학교 학생상담센터 이용도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모습이 있다면 빠르게 전문기관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잠을 지나치게 많이 자거나 거의 자지 못하는 경우, 식사가 크게 줄거나 늘어난 경우, 무기력과 짜증이 심해진 경우,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으려는 경우, 죽고 싶다는 표현이나 삶에 대한 포기 발언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자퇴 설득보다 안전 확인과 치유적 개입이 우선입니다.
어머님께도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이지만, 아드님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보다 먼저 안전한 대화의 자리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왜 그런 말을 하느냐”보다 “그 말을 할 만큼 얼마나 힘들었느냐”에 가까이 가야 할 때입니다.
자퇴를 무조건 허락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자퇴를 막기 위한 설득보다, 아드님의 심리 상태와 현실적 계획을 함께 점검하는 과정이 먼저입니다. 충분히 듣고, 감정을 가라앉힌 뒤, 휴학·상담·진로 재설계·학업 지속 가능성 등을 단계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어머님께서 먼저 감정을 조금 내려놓고 “엄마가 네 편에서 같이 정리해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주신다면, 아드님도 조금씩 마음을 열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강한 설득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는 지지와 차분한 동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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