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자꾸 2년 전쯤의 특정한 일에 대해 반복적으로 걱정이 계속되어서 상담글을 남깁니다.
23년 9월에 술에 취해 필름이 끊겨서 택시를 타고 집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내린 곳에서 집까지는 걸어서 10~15분 정도인데, 택시에서 내려서 집까지 걸어가서 잠든 기억이 없습니다.
마지막 기억이 택시 안이고 그 다음에 눈 떴더니 바로 아침에 침대 위였습니다.
평소 술을 마셨을 때도 필름이 끊긴 적은 몇 번 있었는데 그때와 다른 점은 '옷을 다 벗고 잠들었다는 점, 남자친구의 카톡에 집에 도착했다는 답장을 남기지 않고 잠들었다는 점' 입니다. 평소에도 외출복을 입고 침대에 눕지는 않는 버릇이 있지만 항상 잠옷을 입고 자고, 취했을 때도 보통 집에 오면 도착했다는 카톡을 남기는 편입니다.
그 당시에는 아침에 일어나 집에 들어온 기억은 없어서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겠지? 집에 정확하게 몇시에 들어온거지?"하는 걱정이 약간 있기는 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큰 문제없이 잊고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쯤 친구랑 2년 전 그날 얘기를 했는데 갑자기 "어? 나 그날 제대로 집에 들어간 거 맞나? 뭔 일이 있었는데 모르고 넘어간 거 아닌가?"라는 걱정이 2년만에 갑자기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그날 제대로 집에 들어간 게 아니고 길에서 잠들었었거나, 성범죄 등의 일이 있었는데 내가 모르는 거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순환되며 끝나지 않습니다.
친구에게 고민상담을 해보니 "너한테 뭔일이 있었으면 깨어났을 때 집이 아니었거나, 몸에서 이상함을 너가 느꼈을거다. 걱정마라."라고 해줬는데 그 말을 들은 직후에는 "아 그래. 아무일도 없었으니 2년 전의 내가 큰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갔겠지" 하다가도 "근데 무슨 일이 있었으면? 성범죄 등의 일이 있었는데 내가 당한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거면 어떡하지?"라는 악순환의 연속입니다.
왜 이제와서 그날에 대한 걱정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걸까요? 24년 말에도 동일한 날에 대해 이런 걱정과 생각들이 거의 한달동안 계속되었다가 괜찮아졌었는데 이번에도 벌써 일주일째 그 생각에 잠겨있습니다.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게 무의식 중에 남아있어 자꾸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걸까요 아니면 정말 의미없는 불안에서 나오는 걱정일까요?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거라기에는 걱정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하도 있습니다. 이런 걱정을 하는 것도 현재 제 심리상태와 연관이 있는건지, 이런 걱정을 끊어내려면 어떻게 해야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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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천심리상담 "마음애심리상담센터" 입니다.
지금 마음은 “그날의 빈칸”을 안전하게 메우고 싶어 계속 확인을 요구하고 있어요. 이상한 반응이 아니라, 무서웠던 밤을 지나온 사람이 보이는 아주 인간적인 신호예요. 상담실에 계시다고 생각하고, 오늘부터 우리가 함께 할 작은 약속만 정해볼게요. 먼저 그날과 관련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딱 한 번만, 짧게 정리해 보세요.
택시 기록이나 사진 시간 같은 것들요. 그리고 정리가 끝나면 같은 주제로 검색하거나 사람들에게 반복해서 묻는 건 오늘까지만 하고 멈춥니다. 불안이 올라오면 마음에게 “지금은 확인 말고 숨부터”라고 말해 주세요. 코로 천천히 들이쉬고 잠깐 멈췄다가, 길게 내쉬는 호흡을 다섯 번만 반복합니다. 걱정이 또 밀려오면 하루에 한 번, 정해둔 시간에만 만나 주세요.
“걱정은 저녁 ○시에 보자, 지금은 내가 할 일부터”라고 다독이며 현재로 돌아옵니다. 머릿속에서 씨름이 길어지면 종이 한 장이 더 낫습니다. 떠오른 생각을 적고, 내가 실제로 알고 있는 사실을 옆에 적은 뒤, 마지막 줄에는 지금 선택할 행동 하나를 적고 바로 몸을 움직이세요. 따뜻한 물 한 잔, 짧은 걷기, 창문 열고 바람 쐬기가 충분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를 위해 작은 안전 규칙을 만들어 둡시다. 귀가할 때 경로 공유를 켜두고, 도착 문자는 자동으로 보내지게 설정하고, 술은 블랙아웃이 오기 전 단계에서 마침표를 찍는 내 편 규칙을요. 혹시 “정말 나쁜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다시 고개를 들어도, 그건 나를 지키려는 마음의 습관일 뿐이라는 걸 기억해 주세요.
만약 이 걱정 때문에 잠과 식사, 일상 기능이 눈에 띄게 흔들린다면 혼자 견디지 않아도 됩니다. 처음엔 1~2번만 만나도 지금의 불안을 다루는 맞춤 루틴을 충분히 만들 수 있어요. 오늘은 이것만 해 봅시다. 확인 검색은 멈추고, 걱정은 약속한 시간에만 만나고, 잠들기 전엔 화면을 조금 일찍 덮기. 작은 약속이 쌓이면 마음은 금세 당신 편이 됩니다.
상담예약 : 032-518-8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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